⚾ [MLB] 김하성, 84일 기다린 안타가 끝내기

김하성이 좀처럼 오지 않던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1일 만에 메이저리그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LA 다저스 마무리 태너 스캇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6-5 승리를 완성했다.
애틀랜타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김하성의 끝내기 적시타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애틀랜타는 78승55패가 됐다.
김하성은 이날도 선발 명단에 없었다. 지난 16일 애리조나전에서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한 뒤 애틀랜타가 치른 9경기에서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기회가 찾아온 것은 5-5로 맞선 9회말 2사였다. 레인 토마스가 스캇을 상대로 2루타를 때렸고, 다저스는 오스틴 라일리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애틀랜타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김하성을 선택했다. 좌타자 도미닉 스미스도 벤치에 남아 있었지만, 월트 와이스 감독은 좌완 스캇을 상대로 김하성을 내보냈다.
와이스 감독은 경기 후 스캇이 좌타자에게 워낙 강한 투수라는 점과 김하성이 커리어 동안 좌완 투수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왔다는 점을 대타 선택의 이유로 설명했다.
실전 타석이 거의 없었던 타자에게 시속 97마일을 넘기는 마무리 투수를 상대하는 상황은 쉽지 않았다. 김하성은 그러나 서두르지 않았다.
스캇의 첫 세 공을 골라내며 볼카운트 3-0을 만들었다. 네 번째 공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이후 들어오는 빠른 공을 연달아 파울로 걷어내면서 승부를 여덟 번째 공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공은 시속 97.2마일, 약 156.4㎞의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김하성의 배트가 정확하게 돌아갔고 타구는 시속 103마일, 약 165.8㎞의 속도로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김하성은 타구가 외야로 향하는 순간 안타가 되기를 기다렸다. 경기 뒤에는 공이 수비수에게 잡히지 않고 빨리 그라운드에 떨어지기만 바랐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루에 있던 토마스는 타구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뒤 그대로 홈까지 들어왔다. 김하성의 시즌 여섯 번째 안타가 애틀랜타의 승리를 결정하는 끝내기 안타로 바뀐 순간이었다.
해당 타석과 경기 종료 직후 애틀랜타 선수들이 김하성에게 달려드는 장면은 김하성의 다저스전 끝내기 하이라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안타가 더 특별했던 이유는 기다린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MLB 공식 기록 기준 김하성의 이전 안타는 미국 현지시간 6월 3일 토론토전에서 나왔다. 한국시간으로는 6월 4일이다.
이후 27타수 연속 무안타가 이어졌다. 8월 4일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뒤에도 애틀랜타가 치른 20경기에서 김하성에게 돌아간 타석은 단 세 번뿐이었다.
이번 타석은 8월 들어 김하성에게 주어진 네 번째 타석이었다. 8월 15일(현지시간) 이후 처음 들어선 타석에서 84일 만의 안타를 만들어낸 셈이다. 김하성의 시즌 성적과 출전 흐름은 애틀랜타를 포함한 MLB 선수 소식에서도 이어서 확인할 수 있다.
김하성은 경기 후 개인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팀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출전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타격 훈련을 이어왔고, 그 준비가 이날 한 타석에서 결과로 연결됐다는 설명이었다.
올 시즌은 시작 전부터 꼬였다. 김하성은 지난해 12월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1월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오른손 중지 힘줄을 다쳤다. 수술 후 시즌 첫 6주를 재활에 사용했다.
5월 복귀한 뒤에도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첫 27경기에서 73타수 5안타, 타율 0.068에 그쳤고 7월에는 수술했던 오른손 중지에 염증이 생겨 다시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트리플A 재활 경기에서도 충분한 타격감을 찾지 못했고, 8월 메이저리그 복귀 후에는 짐 자비스와 마우리시오 듀본 등에 밀려 출전 기회 자체가 줄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하성은 사실상 벤치 후순위 자원이었다.
그럼에도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로스터에 남겼다. 와이스 감독은 김하성이 매일 많은 스윙을 소화하며 현재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선택이 다저스 마무리를 상대로 한 끝내기 안타로 돌아왔다.
승리의 의미도 작지 않다. 애틀랜타는 다저스와의 이번 3연전 첫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시즌 상대전 우위를 확정했다. 향후 두 팀의 성적이 같아질 경우 타이브레이커에서도 애틀랜타가 앞선다.
현재 다저스는 80승53패, 애틀랜타는 78승55패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직행권 경쟁에서 두 팀의 차이는 2경기로 좁혀졌다. 남은 순위 싸움은 MLB 경기 결과와 순위 변화에서도 계속 확인할 수 있다.
애틀랜타와 다저스는 28일 오전 8시15분(한국시간)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애틀랜타는 크리스 세일,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선발로 예고했다.
김하성이 다시 선발 명단에 들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출전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던 상황에서 시즌 가장 중요한 타석 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 가오티비 코리안빅리거취재팀 문승현 기자: 김하성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의 끝내기보다 다음 타석이지만, 27타수 무안타를 끊은 방식만큼은 다시 기회를 받을 충분한 이유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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